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 깊은 심리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펫로스 증후군(Animal Loss)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이들이 겪는 상실감과 괴로움을 의미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한 부류로 인식되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유발합니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동물과 함께 살아온 이상 이 감정은 필연적이며 보편적인 경험입니다.
펫로스 증후군의 본질과 심리적 영향
펫로스 증후군은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콩글리시 신조어이며, 서구권에서는 Animal Loss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는 반려동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동물원 사육사가 담당 동물을 떠나보내거나 군견병이 군견과 사별하는 등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모든 동물과의 이별을 포괄합니다. 실제로 군견 안락사 규정이 폐지되기 전에는 군견병들이 안락사 과정을 겪으며 우울감과 상실감을 견디지 못해 보직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이 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은 가족의 죽음과 견줄 수 있을 만큼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반려동물은 해당 동물이 죽는 순간까지 주인과 함께하며 가족과 비슷한 선상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인의 부주의로 동물이 사망했을 때, 안락사를 결정했을 때, 혹은 신변상의 한계로 동물을 처분해야 할 때 죄책감이 동반되면 증상이 더욱 심화됩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동물을 입양한 시점부터 펫로스 증후군에 걸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보편적인 반려동물들은 수명이 짧으면 10년, 길어야 15~20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반려동물이 자신보다 먼저 떠나가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사실상 필연적인 운명입니다. 신해철은 7살 때 반려동물로 기르던 병아리 '얄리'가 죽자 죽음을 처음 인식했고 이것이 진로에 방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회고하며 '날아라 병아리'라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유튜버 와나나는 건강했던 고양이 '깡패'가 돌연사하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3주간 방송을 쉬고 장기 휴방을 선언했습니다. 브라이언 벨라스코는 반려견 '알피'를 보낸 후 우울증이 심해져 1년 후 극단적 선택을 생중계하는 비극적 사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정신적 고통은 자살 시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마냥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극복 방법과 미국수의사협회의 권장 지침
미국수의사협회는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5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첫째, 반려동물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기, 둘째, 슬픈 감정을 충분히 느끼기, 셋째,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떠올리기, 넷째, 반려동물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되새기기, 다섯째,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기입니다. 이 중에서도 슬픔을 억누르기보다 충분히 애도하고 주변과 공유하라는 조언은 무척 현실적이며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잡생각이 심하게 나게 되어 잠을 자지 못하게 되는 증상입니다. 강한 안정제를 먹고 정신이 안정되어야 비로소 잠에 들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불면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구혜선은 반려견 '감자'를 보낸 후 유기동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자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 설루션 기기를 기부하며 자신의 슬픔을 승화시켰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을 타인을 돕는 데 활용하는 것도 건강한 극복 방법 중 하나입니다. 입 짧은 해님은 20년 가까이 키우던 '춘삼이'를 보낸 후 휴방을 했고, 방송 복귀 후 눈물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배정남은 반려견 벨의 사망으로 깊은 상심에 빠졌으며, 고가네이 니코는 3마리 고양이 중 2년 7개월을 산 막내가 급사하자 개인 방송을 줄였습니다. 이들의 사례는 펫로스가 직업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한 심리적 충격임을 보여줍니다. 증세가 심해지거나 장기간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는 경우 정신과 전문의와 의논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나아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길입니다.
반려동물 상실감과 새로운 입양의 위험성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펫로스 증후군을 타파한답시고 같거나 다른 종류의 반려동물을 재입양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이는 전문가들이 가장 강력히 경고하는 방법입니다. 죽은 동물을 대체하기 위해 성급히 새로운 개체를 입양하거나 복제를 시도하는 행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은 생명 윤리와 인간의 심층 심리를 날카롭게 꿰뚫고 있습니다. 한 방송인의 부모님이 강아지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동물을 받아들이지 못하신 이유가 기르던 강아지를 대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못하겠다고 하신 것처럼, 새로운 개체는 죽은 개체에 대한 그리움만 증폭시키고 오히려 죄책감을 더 발생시킵니다. 사모예드 티코의 사례는 펫로스를 동물복제로 극복한 경우이나 윤리적 문제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이 펫로스 증후군에 대해 건네는 중요한 조언 중 하나가 '펫로스를 잊으려는 목적으로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채 또다시 입양하지 말라, 특히 기르던 반려동물과 비슷하게 생긴 개체는 절대 입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새롭게 입양한 반려동물이 이전에 키우던 동물의 대체 도구처럼 여겨지게 되고 결국에는 키우는 이에게 정신적으로 더 악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포메라니안 벤지 복제견 사례 역시 사모예드 티코 사건과 유사한 진행 상황을 보였습니다. 같은 민족이라고 사람들이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처럼 비슷하게 생겼어도 엄연히 다른 동물 개체이기에 성격부터 행동 양식까지 차이점이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인이 기르던 강아지를 떠나보내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하고 기억하는 모습을 보면, 진정한 극복은 대체가 아닌 충분한 애도와 시간이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동물을 들이는 시기는 사망한 동물에 대한 애도가 끝나 마음을 완전히 추스른 뒤가 가장 적당하며, 집안에 어린아이가 있을 경우 금방 새 반려동물을 들이면 아이가 죽음이나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합니다. 반려로봇이 생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반려동물 죽음에 대한 후유증으로 더 이상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어도 못 기르는 두려움입니다. 비록 추천할 방법은 아니지만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새로운 동물 입양보다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알렉산드로스 3세는 자신의 말 부케팔로스가 죽자 크게 슬퍼하며 알렉산드리아 부케팔로스라는 도시를 지어 추모했고, 에드나 클라인-레키는 19살에 반려견 메이저가 사망했을 때 느낀 슬픔을 담아 "무지개다리"라는 시를 썼습니다. 이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무지개다리를 건너다"라는 표현이 정착되었습니다. 펫로스 증후군은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부터 유튜버 와나나의 사례까지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적 아픔입니다. 이별은 필연이지만 그 슬픔을 충분히 애도하고 주변과 나누며, 성급한 대체가 아닌 진정한 치유의 시간을 가질 때 비로소 건강하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면서도 현실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출처]
나무위키 - 펫로스 증후군: https://namu.wiki/w/%ED%8E%AB%EB%A1%9C%EC%8A%A4%20%EC%A6%9D%ED%9B%84%EA%B5%B0